2024. 3. 3. 15:23ㆍ카테고리 없음

나에 대한 믿음을 갖기 위해서 나는 과거를 생각해본다. 나를 특별하게 보는 사람들... vs. 나를 평범하게 보는 사람들...
그 간극 사이에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예전에 MIT에서 학사와 석사사를 하시고 하버드에서 박사를 하신 대표님과 일을 한 적이 있다. 그분과 일을 하면서 나는 보고서를 썼다. 내가 맡았던 부분은 평판 디스플레이 분야였고, 그 분야는 일본이 선두주자였고 한국이 후발주자였다. 그런데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한국이 추월하던 바로 그 시점이었다.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었고, 연구의 결과들이 신문지상에 보도되던 그 시절... 나는 많은 자료들을 조사하고 정리하고 내 관점에서 그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개관을 하는 보고서를 썼다. 대표님은 내 보고서를 동료들의 체크를 받으라고 했다. 나는 동료들에게 내 보고서를 보냈고, 그들은 모두 동일하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불필요한 것 같다며 삭제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는 그 부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정말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불필요한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고 내 보고서의 원본을 그대로 대표님께 전송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언급해 주어서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
그때 대표님의 말 덕분에 나는 나의 판단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했던 판단이 맞았고... 그후 어쩌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중요하게 고집할 수 있는 힘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유타에서 여행할 때 포닥을 하던 친구가 있었다. 처음에 그녀는 나를 싫어했다. 왜 싫어하는지 난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사실 지금도 알 수 없다. 하루는 그녀가 우리 집에 왔었다. 우리는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었고 쥐의 뇌를 매일 같이 들여다보았다. 나는 그녀에게 내가 읽었던 글을 이야기 해주었다. 뇌간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후 그녀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고... 자기 집으로 초대해 진수성찬을 차려 주었던 것이 생각난다.
요즘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는 아노미 상태이다. 그래서 나의 자존감 회복을 위해 '라떼는...'을 시전하고 있다....
암튼, 내가 가진 남들이 간과하는 독특한 관점을 잘 담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