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방아

2024. 9. 18. 14:12카테고리 없음

오늘 화장실을 들어가다가 발이 미끄러져 공중에 "붕~" 떴다. 그러고 나서 "쿵!"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그 순간... 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아니 길다기 보다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엄마를 못 보러 가면 어쩌지?'
'이렇게 넘어져서 다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불행은 생각지 못한 순간에 오는구나.'
'현미 아줌마가 이렇게 넘어져 죽은 건 아닐까?'
'엄마도 이렇게 여러 번 넘어진 적이 있었는데...'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천천히 몸을 움직여 보았다.
다행히도 크게 다치지는 않고 엉덩이 부분이 뻐근했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 화장실에서 나와 소파에 앉았다. 
오른쪽 엉덩이가 왼쪽보다 아팠다. 
다행히도 걷지 못할 만큼 아프지는 않은 것 같았다. 
시간을 보니 10시 10분 전... 나는 혹시라도 걷는 것이 불편해서 엄마를 못 볼까 봐 1시간 전에 집에서 나갔다. 
천천히 걸었다. 
오른쪽 발을 디딜 때마다 느껴지는 뭉근히 아파오는 통증이 느껴졌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하니 35분쯤 걸린 것 같다. 
평소에는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엄마한테 오늘 넘어진 이야기를 했더니 눈을 뜨고 나를 본다. 
마치 내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그렇게 면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점심을 먹고 있는데 신경이 자꾸 엉덩이가 아픈 것 같아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중을 하면 다른 생각은 안 나니까... 
스타벅스 바나나 브레드를 만들었다. 
만들어 작은 틀에 부으니 한 개 분량의 반죽이 남았다. 
설거지를 해야 하나 하다가 팬케이크로 구웠더니 맛있었다. 
처음으로 만들어보는 바나나 브레드라서 맛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이었는데, 오븐에서 다 구워진 빵이 어떤 맛일지 기대로 궁금해진다. 이 문장을 다 쓰니 오븐에서 다 구웠다는 "땡"하는 소리가 났다. 확인해 보러 가야겠다.
한 개를  꺼내 먹어보니 팬케이크로 먹는 것보다 달고 맛있었다. 음~ yummy 😀
오후에 엄마를 보고 와서 레몬 큐브를 만들려고 레몬 다섯 개를 씻어 놓았다.
레몬 큐브 다 만들었다... 아 왠지 부자 된 느낌!!! 
난 이런 게 왜 이렇게 좋은지... 
밤이 되어오니 엉덩이가 더 아파온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