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3. 08:00ㆍ카테고리 없음
새로운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숨통이 트였다.
작년 10월부터 엄마 병원에 쫓아다니느라
모든 작품활동을 중단했었는데,
엄마도 안정기에 접어 들었고,
나도 다시 작품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나에게 활력을 주는 것 같다.
선생님은 "자! 드라마판은 몇 년 전하고 완전히 달라졌어요! 폭삭 망해가고 있죠.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런데도 쓰실래요?"라고 물었다.
2022년 연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웬만큼 드라마 판에서 오래 있었다 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계약이 되었다.
Y선생님 수업의 종강파티 때 나는 그렇게 말했다.
"너도 나도 다 뛰어드는 걸 보면 이것도 끝물인 것 같아요."
그 말을 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현업에 종사하시는 선생님은 나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해 주는 것만 같았다. 그러면서 이 불황이 언제 다시 회복될 지 아니, 회복될 수는 있을 지조차 불투명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도 나의 대답은 "예"이다.
왜냐하면 내 평생 처음으로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은 처음이기도 하고, 조금 더 노력하면 할 수 있을 것도 같기도 해서이다.
어떤 선생님이 내 작품에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눈물의 여왕을 보면서 내 작품에서 그 선생님이 말한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내가 써 놓은 여러 작품을 합치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지도 눈으로 확인하였다. 또 다른 선생님이 말한 당신 안에는 용과 봉황이 있는데 왜 참새만 꺼내냐는 말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2020년 처음 드라마를 공부하기 시작한 후부터 나는 10편의 습작을 썼다. 2부작이 두 개나 있으니 12편을 쓴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며칠 전 Big5 검사를 했다. 성실성이 92%로 나왔다. 생각해 보면 난 진짜 성실한 것 같기도 하다. 나의 성실함은 나를 배신하지 않은 것 같다. 그것들은 나의 실력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까. 아직 완성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아무리 작은 작품이라도 계속 쓰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는 공모전에 내 작품을 내지 않을 것이다.
선생님이 솔직하셔서 좋았고, 타인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어서 좋았다. 강의 내용도 현장에 관해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어서 좋았고, 또 내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되어서 좋았다. 아직 모든 문제의 원인을 다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가장 큰 문제를 알게 된 것 같아서 기뻤다.
다음 시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