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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말하는 긍휼

Ohappy 2025. 5. 31. 06:46

성경에서 "긍휼(矜恤)"이라는 개념은 단순한 동정심을 넘어, 깊은 공감과 실천적 자비로 이어지는 사랑의 태도를 뜻합니다. 이는 히브리어와 헬라어 원어의 의미를 통해 보다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하나님의 성품과 인간의 삶 속 실천을 연결하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아래에서는 성경에서 긍휼이 가지는 신학적, 언어적, 역사적 의미를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1. 긍휼의 어원과 성경 원어의 의미

1-1. 구약성경의 긍휼: 히브리어 "라하밈(רַחֲמִים, rachamim)”

  • 의미: 라하밈은 문자적으로는 ‘자궁’(womb)에서 파생된 단어로, 어머니가 자녀를 향해 느끼는 깊은 연민과 보호 본능을 뜻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생명을 감싸고 품는 본질적인 사랑을 나타냅니다.
  • 용례:
    • “여호와께서 자비로우시며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며 인자하심이 크시도다.” (시편 103:8)
    • 이 구절에서 ‘자비’로 번역된 단어가 바로 라하밈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본질적인 성품이 긍휼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1-2. 신약성경의 긍휼: 헬라어 "엘레오스(ἔλεος)”와 "오익티르모스(οἰκτιρμός)”

  • 엘레오스: 고통받는 자를 향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자비, 하나님께서 죄인을 향해 구원을 베푸시는 자비를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 오익티르모스: 깊은 동정과 연민을 나타내며, 감정적 반응에서 출발한 긍휼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상태를 뜻합니다.

2. 성경 속 긍휼의 신학적 의미

2-1. 하나님의 긍휼

하나님은 긍휼의 하나님이시며, 그분의 자비는 조건 없는 사랑과 용서를 통해 나타납니다.

  • 출애굽기 34:6 —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 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
  • 누가복음 6:36 — “너희 아버지의 자비로우심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자가 되라.”
    • 여기서 “자비”는 긍휼과 같은 의미로, 하나님의 성품을 본받으라는 명령입니다.

2-2.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

예수님은 병자, 죄인, 소외된 자들을 보시고 ‘긍휼히 여기셨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 마태복음 9:36 —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시니 이는 그들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함이라.”
  • 예수님의 긍휼은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반드시 치유, 용서, 회복이라는 실천으로 이어집니다.

3. 긍휼의 윤리적/실천적 의미

성경에서 긍휼은 단지 ‘느낌’이 아닌 행동입니다. 믿는 자들은 하나님의 긍휼을 받은 자로서, 타인을 향해 긍휼을 실천해야 합니다.

3-1. 긍휼은 신자의 정체성

  • 미가 6:8 —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 여기서 ‘인자’를 사랑하는 삶은 긍휼을 행하는 삶과 같은 뜻입니다.

3-2. 긍휼을 베풀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

  • 마태복음 5:7 —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 야고보서 2:13 — “긍휼을 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긍휼 없는 심판이 있으리라.”

이는 긍휼이 단지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 속에서 실제로 중요한 기준임을 보여줍니다.


4. 긍휼과 구원의 관계

긍휼은 하나님의 구원의 원동력입니다. 신약에서 바울은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신 이유로 ‘긍휼’을 강조합니다.

  • 디도서 3:5 — “우리를 구원하시되 우리의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따라...”
  • 구원은 인간의 공로가 아닌, 하나님의 긍휼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5. 긍휼의 오늘날적 적용

긍휼은 오늘날 개인적, 사회적, 공동체적 실천을 요구합니다.

5-1. 개인적 적용

  • 주변의 고통을 보고 ‘내 일이 아니다’라고 방관하지 않고, 내 마음을 움직여 기도, 위로, 물질적 도움으로 반응하는 삶.

5-2. 사회적 적용

  •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을 향한 구조적 긍휼이 필요합니다.
  • 교회와 공동체는 긍휼의 시스템을 실천함으로써 복음의 본질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결론: 긍휼은 하나님의 본질이며, 신자의 삶의 방식이다

성경에서 긍휼은 단지 감정이나 한때의 동정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속성과 구속사의 핵심이며, 신자가 본받아야 할 윤리적 삶의 태도입니다. 긍휼은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마음을 움직여 돕고 품고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는 결국 ‘하나님처럼 살아가는 삶’의 본질이며, 신앙의 실천이 어떻게 사랑으로 나타나야 하는지를 깊이 성찰하게 만듭니다.